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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9개分' 우라늄 비축한 이란…美공습 반격 나설까

이란, 포르도 핵시설 공습 후 무기 제조 결단 가능성

강경파 NPT 탈퇴 선언 검토 "핵개발 의도 확인한 것"

핵물질 대피 가능성…美공습에도 방사능 수치 여전

미국이 공습한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들이 보인다. 총 6개의 구멍이 2개 지점에 3개씩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전례 없는 위기에 내몰린 이란 지도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핵무기 제조를 결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이란은 이미 핵무기의 세계적 확산을 감시하고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핵시설까지 타격받자 압도적인 공격에 대한 억제력을 쟁취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이번에 미국이 공습한 포르도 핵 시설은 이란 핵 개발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곳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 생산용에는 3.5~5%의 농축 우라늄이 쓰이는데, 포르도에서는 2021년 이후 2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이, 최근에는 무기급에 근접한 60% 고농축우라늄이 생산돼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IAEA를 인용해 이란이 60% 농축우라늄을 월 34㎏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우라늄 농축 수위를 60%까지 올린 것은 이란이 유일하다.

유럽연합 핵 감시 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60% 농축우라늄을 최소 408㎏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로 농축하면 핵탄두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이란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양을 비축했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시설이 계속 가동된다면 이란이 가진 60% 농축우라늄을 3주 만에 무기급 우라늄 233㎏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란이 무기급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90% 수준에 근접했다는 정황도 있다. IAEA는 지난 2023년 포르도에서 83.7% 농축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에 대해 60% 농축우라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의심스러운 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이 이미 제조한 핵 물질을 대피시켰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IAEA는 이란이 이미 제조한 핵 물질의 위치가 어디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언론도 미국이 공격한 핵 기지의 주요 시설이 사전에 대피됐다고 보도하며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 시설에 일부 또는 전부가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업위성업체 맥사는 지난 19일 포르도 핵시설 진입로에 총 16대의 화물트럭이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튿날 찍은 위성사진에선 대다수가 북서쪽으로 약 800m가량 떨어진 장소로 이동해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공습 이후에도 이란 핵시설이 위치해있는 일대 지역에서는 외부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미국의 공격 이후 수세에 내몰린 이란이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핵 무기 제조를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의에서 "NPT는 우리를 보호할 수 없다, 그렇다면 평화로운 핵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이란 등 국가들이 왜 NPT에 의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CNN은 다른 이란 국회의원들도 이란이 NPT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의도를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한 유럽 외교관은 CNN에 "이란과의 회담은 진정한 기회의 창구였다"며 "그러나 미국은 이제 그 창문을 닫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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