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자 제작한 홍보 영상에 직원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영상에서 직원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섬네일로 사용되는 등 폭력이 유머처럼 소비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해당 영상은 지난 26일 경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대통령선거 투표 독려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에는 상급자가 여성 직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언어폭력을 가하고, 서류철로 머리를 때리는 장면, 여성 직원이 상급자의 손가락을 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을 본 시민들은 “머리채는 왜 잡나? 선거와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 “투표가 장난이냐” “국고를 이런데 쓰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경산시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시는 “영상 속 모든 장면은 허구이며, 폭력이나 혐오를 조장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선거 관련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할 경우 특정 정당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담당자가 콘셉트를 임의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연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댓글이 달려 우선 영상을 삭제하고, 최대한 빠르게 사과문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영상 지운다고 해결되는 일이냐” “경산이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