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스마트폰 관세 위협’ 재개에 애플 주가가 급락했다. 아이폰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관적 관측이 이어지지만 트럼프는 요지부동이다. 인공지능(AI) 도입 지연과 비전프로의 실패, 세계 각지의 규제 압박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취임 14년차를 맞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역대 최악의 한 해’를 맞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팀 쿡의 나쁜 한 해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트럼프의 아이폰 25% 관세 부과 위협은 쿡이 직면한 여러 위협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트럼프는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미국 밖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쿡을 명시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에게 오래전부터 알려왔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에 23일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3.02% 하락했다.
관세 문제 외에도 애플에게는 위협이 산재해 있다. 애플은 타 빅테크와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AI 도입도 삼성전자보다 늦다. 오픈AI와 협력으로 문제를 타개하려 했으나, 오픈AI는 전설적인 애플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스마트폰을 벗어난 차세대 AI 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WSJ은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히트작 디자인을 이끈 아이브가 이젠 ‘위협’”이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규제 압박도 골치다. 애플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앱스토어 반독점 재판에서 “애플은 고의적으로 가처분을 따르지 않았고 쿡은 위증을 했다”는 내용의 판결을 받았다. EU는 4월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으로 애플에 5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WSJ은 “글로벌 규제 당국이 애플에 대한 미·EU의 반독점 규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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