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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弗 받으러 온 트럼프에… 빈 살만 'AI 협력' 청구서 내민다

■트럼프, 사우디서 중동 순방 시작

방문 전날 AI투자사 설립 사실 공개

엔비디아와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 발표

'투자유치 성과' 원하는 트럼프

AI왕국 건설 기회로 적극 활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칼리드국제공항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집권 2기 첫 공식 해외 순방지로 중동을 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미국 빅테크 수장이 총출동했다.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을 엔진 삼아 ‘탈(脫)석유’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기 출범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AI 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삼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AI 관련 투자사를 설립하고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수장들을 대거 초청해 투자 포럼을 여는 등 ‘AI 이니셔티브’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첫 번째 목적지인 사우디에 도착해 중동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킹칼리드국제공항에 도착해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으며 투자 포럼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이 포럼에는 퀄컴과 블랙록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오찬 자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오픈AI의 샘 올트먼, 아마존의 앤디 재시,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등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미국 테크 업계가 대거 동행한 이유가 빈 살만 왕세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사우디를 ‘석유 왕국’에서 ‘AI 왕국’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을 이끌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빅테크는 ‘오일머니’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우디는 미국 AI 기술을 지렛대로 경제구조를 석유 의존형에서 AI 중심으로 바꿀 수 있어서다.

때맞춰 전날 사우디는 AI 전문 투자사인 휴메인(Humain)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자산 규모가 9250억 달러(약 1310조 원)인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PIF)이 휴메인을 소유하는 구조로, 빈 살만 왕세자가 의장을 맡아 투자를 진두지휘한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 SPA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같은 AI 인프라와 아랍어로 된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이 휴메인의 투자 대상이라면서 “(휴메인은) 사우디의 AI 허브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이날 엔비디아와 휴메인은 사우디에 500 ㎿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국방·자원 등 분야를 망라하는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는 등 국가 간 협력도 강화했다.



사우디의 ‘AI 드라이브’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해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총 1000억 달러(약 141조 7000억 원)를 AI 하드웨어와 기술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컨설팅 업체 PwC는 사우디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AI의 기여 비중이 2018년부터 2030년까지 평균 31.3%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부동산 자문사 존스랑라살(JLL)은 2027년까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만 데이터센터 규모가 연평균 37%씩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경에는 석유 의존 경제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는 올 1분기 유가 하락의 여파로 160억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4분기(18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로 등급을 매긴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철회해 사우디에 일찌감치 ‘선물’을 안겼다. 이는 사우디에서 투자를 대거 유치해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진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후 가진 첫 통화에서 앞으로 4년 동안 6000억 달러(약 851조 76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액수를 1조 달러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미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은 (사우디를 포함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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