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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간경화 노모에 간 떼준 54세 아들

중앙대병원 100번째 간이식 수술 성공

공여자·수혜자 모두 건강 회복 후 퇴원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이 지난달 30일 100번째 간이식 환자 회복을 축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대병원




어버이날을 앞두고 54세의 아들이 75세 어머니에게 간이식으로 새로운 삶을 선물한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4월 15일 100번째 간이식을 받은 모자가 이달 2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이식수술은 복수를 동반한 말기 간질환과 간세포암으로 투병 중이던 문 모(75) 씨에게 아들 오 모(54) 씨가 자신의 간을 공여해 이뤄졌다.

문 씨는 2015년 11월 대사기능장애 연관 지방간질환(MASLD)에 의한 간경화로 진단됐다.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이어온 지 8년여 만인 2023년 8월 간세포암까지 발견돼 고주파 열치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몸 상태가 호전되기는커녕 점차 간경화가 진행됐고 올 2월에는 배에 복수가 차고 피를 토하는 객혈 증상까지 나타났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간담췌외과 교수)으로부터 간이식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은 아들 오 씨는 흔쾌히 자신의 간을 공여하겠다고 나섰다. 오 씨는 주저하는 어머니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라”며 “건강해질 수 있으니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간이식은 크게 살아 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과 사망한 사람의 기증된 간을 이식하는 뇌사자 간이식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뇌사자 간이식 기증이 드물어 가족 중 공여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아들의 효심에 부응하듯 수술을 결정하기 전 진행한 검사 결과 오 씨의 간 크기와 구조는 이식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도를 맡은 서 교수는 약 8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오 씨의 간 우엽을 적출하고 문 씨에게 이식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공여자인 아들은 빠르게 회복해 10일 만에 먼저 퇴원할 수 있었다. 문 씨도 이식수술 후 한 달을 채우기 전인 이달 2일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30일 모자의 퇴원과 100번째 간이식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 교수는 모자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며 “기증자뿐만 아니라 고령의 수혜자 모두 수술 후 합병증 없이 정상 간 기능을 되찾고 건강하게 퇴원해 감사하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드님의 선물을 받은 환자분이 앞으로도 100세 넘게 장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대의료원은 2015년 7월 22일 서 교수가 처음으로 생체 간이식수술에 성공한 후 서울과 광명을 아우르는 장기이식센터팀을 꾸렸다. 양 병원 의료진의 협력으로 간뿐 아니라 심장·신장이식수술을 시행해오고 있다.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달라 난도가 높은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에서도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간이식 치료 전문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서 교수는 “장기이식센터를 비롯한 소화기내과·병리과·진단검사의학과·영상의학과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 의료기관으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며 “장기 기증자와 이식받는 환자의 혈액형이 같지 않더라도 수술 결과에 차이가 없고 높은 성공률과 생존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생체 간 기증과 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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