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법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 경쟁사에 유출한 전 SK하이닉스 직원이 구속기소됐다. 이 직원은 SK하이닉스의 기술을 들고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에 입사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7일 SK하이닉스 중국법인에 근무하며 중국의 하이실리콘의 이직을 위해 CIS(CMOS 이미지센서) 관련 첨단기술과 영업비밀을 무단 유출하고 부정 사용 및 누설한 김 모씨를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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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중국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이직제안을 받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CIS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확보했다. 사내 보안규정을 위반해 사내 문서관리시스템에서 첨단기술, 영업비밀 자료를 출력하고 사진 촬영을 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이력서를 하이실리콘 등 2곳의 중국 회사에 제출해 누설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SK하이닉스의 기술자료 사진을 1만 1000여장 촬영했고 일부 기술자료는 대외비 문구나 회사로고를 삭제하고 촬영해 유출이 금지된 자료라는 사실을 은폐하기도 했다. 하이실리콘으로 이직하려던 김씨는 실제 이직은 성사되지 못하고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특히 김씨가 촬영한 자료 중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HBM 기술과 연관이 깊은 첨단 기술인 하이브리드본딩 기술자료도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HBM 적층 공법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실제 적용되면 칩 크기를 줄이면서 전력 효율과 같은 성능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검찰은 "앞으로도 기업과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기술유출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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