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미국 기업들의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해외 기업들이 미국 외 대체 공급망을 모색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경제가 1분기 3년 만에 역성장한 데 이어 실물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자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저비용항공사(LCC)인 라이언에어는 관세를 이유로 미국 보잉사에 주문했던 330대의 항공기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미국의 하원의원에게 보냈다. 마이클 올리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가 관세라는 잘못된 계획을 계속 진행하고 (대응 관세로) 보잉의 유럽 수출 가격이 오른다면 주문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더 나은 조건이라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의 항공기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에어는 현재 600대 이상의 보잉 737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고객이다. 보잉이 앞으로 10년간 라이언에어에 인도해야 할 물량만 33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된 고물가에 관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미국 외식 업계에서는 중산층 고객까지 감소하고 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쪼그라들었다. 2020년 2분기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당시 8.7% 줄어든 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날 관세의 영향으로 올해 조정 영업이익 전망을 최대 57억 달러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트럼프 정부에 서한을 보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볼 것”이라며 관세 자동 예외 조치를 촉구했다.
관세 부과 영향이 반영된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전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전망치를 웃돈 24만 1000건을 기록하는 등 고용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악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 징후가 짙어지자 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2년 만기 금리가 현재 기준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시장의 신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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