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취지 파기환송에도 각 지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행보’를 이어갔다. 당초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지 않으면 계획된 일정을 취소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예정대로 경기 포천·연천 등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지역을 찾아 민생 행보 의지를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포천·연천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민심을 듣는 ‘경청 투어’에 돌입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경기 북부부터 강원 접경 지역과 영동권역, 경북 영주·예천을 거쳐 4일 충북 단양·제천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경청 투어를 계획했다. 이들 지역은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 후보가 이날 경청 투어를 그대로 강행한 것은 민심을 최대한 청취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청 투어에 앞서 이 후보가 서울 종로구에서 배달라이더·택배기사 등과 만나 ‘비전형 노동자 간담회’를 진행하던 도중 대법원이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을 선고하자 이 후보가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예정대로 바로 포천으로 향하면서 “우리가 국민에게 뭘 요구하기보다 뭘 원하는지를 들어야 한다”고 밝힌 선거 기조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방침을 표현했다. 특히 지지세가 약한 지역의 민심을 우선적으로 청취해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공약에 반영하면서 최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고수한 것이다.
이날 남색 점퍼와 운동화 차림을 한 이 후보가 포천 현장에 나타나자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환호했고 이 후보는 손을 흔들거나 악수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골목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과 인사했다. 특히 통닭, 토스트 등을 파는 일부 가게에 들러 직접 지갑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꺼내 계산한 뒤 동행한 관계자들과 나눠 먹었다. 연천에서 상인들과 인사하던 도중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떡해요”라고 걱정한 시민을 향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잠시의 해프닝”이라고 웃으며 넘기기도 했다.
뼈있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세상이 어렵고 힘들기는 하지만 내란을 평화적으로 이기는 것은 위대한 국민”이라며 “국민 손으로 위기와 혼란도 이겨내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바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2일에는 강원도 철원·화천·인제·고성, 3일에는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태백, 4일에는 경북 영주·예천 및 충북 단양·영월·제천을 차례로 방문한다.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평소 지론대로 접경 지역을 가장 먼저 방문해 민심 청취에 나섰다”며 “2일에는 철원 등을 방문하고 접경 지역 경제회복 정책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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