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됐던 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주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이 쿠르스크 탈환에 참전한 사실도 공식 인정했다.
26일(현지 시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를 통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부터 쿠르스크 해방 작전이 완료됐다고 보고 받았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오늘 쿠르스크주 영토에 마지막으로 남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마을인 고르날이 해방됐다"며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쿠르스크의 해방은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 교두보를 만들고 러시아의 돈바스(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 통칭) 공격을 저지하려는 계획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에서 싸우던 우크라이나군은 산산조각 나서 파괴됐다"며 총 7만6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죽거나 다쳤다고 말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군이 쿠르스크 해방에 참여했다고 특별히 언급하고 싶다"며 북한군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에 따라 우크라이나군 격파에 중요한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군인과 장교들은 우크라이나 습격을 격퇴하는 동안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해 전투 임무를 수행하면서 높은 전문성과 회복력, 용기, 영웅적 행동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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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쿠르스크 전투에 북한 파병군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나 러시아와 북한은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북한군 파병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만약 사진들이 있다면 이는 무언가를 반영한다"며 유사시 상호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북러조약 제4조를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해방과 북한군 개입 발표는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특히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동도 이뤄지면서 사실상 미국의 중재안이 확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키이우가 쿠르스크에서 벌인 모험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이로써 다른 주요 전선에서도 우리군이 더욱 성공적으로 전진할 여건이 조성됐다. 신나치 정권의 패배가 더욱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서방 장비를 제공받고 훈련이 잘 돼 있는 등 가장 전투에 적합하고 최고의 준비와 장비를 갖춘 부대가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전체 전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쿠르스크 해방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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