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3년은 그야말로 반동과 퇴행의 시간이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을 뇌물 혐의로 기소한 검찰에 대해서도 “정치화되고 있고 검찰권이 남용된다는 단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통령은 25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4·27 남북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치, 남북 관계, 외교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적 자부심이 무너졌고, 자긍심은 사라지고, 대한민국은 탄식과 우려가 커졌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전임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는 거꾸로 간 결과 세수 기반은 허물어지고 경제 대응력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 연구기관의 민주주의 지수를 언급한 문 전 대통령은 “역대 최저 점수, 최저 순위를 기록했고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대 정부의 성과와 노력은 송두리째 부정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급기야 계엄을 위한 위기 상황을 조성했고 역대 정부가 계승해온 균형 외교도 파기한 채 편협한 진영 외교만 치중했다”고 쏘아붙였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다시 한반도 평화의 길로 나설 때”라며 “이어달리기로 한반도 평화의 길을 개척했듯이 평화를 지향하는 유능한 새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역사를 잇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와 김대중재단·노무현재단·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 주최한 것으로 문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퇴임 이후 처음이다.
한편 대선 경선이 진행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는 행사에 참석했고 이재명 예비후보는 호남 일정을 이유로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군사적 긴장 완화를 넘어 남북 모두의 사회·경제적 비용의 절감과 동아시아 협력 및 공동 번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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