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경선에 진출한 국민의힘 대권 주자 4인방이 23일 정책 공약 발표를 이어갔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과 경선 탈락자 영입을 위한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김문수 예비후보는 여군 확대와 군 가산점제 부활을, 홍준표 예비후보는 대연정과 정무장관직 신설을 각각 제안했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1차 컷오프된 양향자 전 의원의 지지 선언을 받았고 안철수 예비후보는 탄핵 사과 및 개헌 약속을 2차 경선 진출자들에게 제안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휴전 중인 대한민국은 국방력이 곧 나라의 경쟁력이자 민생 경제”라며 안보 공약으로 여성 전문군인 확대와 군 가산점제 부활을 제시했다. 현재 11%인 여군 비율을 30% 이상 끌어올려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 기반 첨단 장비 운용과 군사 검찰, 정훈, 행정 등의 분야에서 모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예비후보는 “성별의 구분 없이 모든 병역 이행자에게 군 가산점을 부여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군 복무의 자긍심 제고는 물론 병역 이행자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 예비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공약을 내놓았다. 반이재명 전선과 정치 연대를 통해 대연정을 실현하고 야당과 소통을 위해 정무장관직을 신설하겠다고 제안했다. 홍 예비후보는 “야당 인사들이 당적을 이탈하지 않고 (내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면서 “우리 당 현역 의원 중 야당과, 우리 당내와 충분히 소통하는 사람에 대국회 임무를 전적으로 맡기는 정무장관에 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홍 예비후보는 집권 즉시 △선진대국 개헌 추진단 △국민연금 개혁추진단 △의료개혁 추진단 △공정선거 개혁추진단 △대미통상협상 추진단 등 5개 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한 예비후보는 2차 경선 진출에 실패한 양 전 의원의 지지 선언을 받았다. 양 전 의원은 한 예비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양향자와 한동훈의 동행은 민심·혁신·미래와의 동행”이라며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예비후보는 “양 전 의원은 반도체 산업의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양 전 의원과 함께 이 나라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예비후보는 국민들에게 탄핵 사과와 개헌을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안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우리 누구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자”며 “‘탄핵의 강’을 넘어야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속할 수 없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는 사람은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밝혔다.
2차 경선부터는 당원 선거인단 50%가 반영되는 만큼 당심을 겨냥한 세몰이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윤상현 의원과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성 모임인 호국연합회, 보수성향 단체인 ‘KOREA 구국연대’의 지지 선언을 얻었다. 홍 예비후보는 기존 유상범·김대식 의원에 더해 백종헌·김위상 의원 등이 새로 합류한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고 한 예비후보도 김성원 의원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안 예비후보도 캠프를 정비하며 인선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예비후보와 홍 예비후보는 나경원 의원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컷오프된 탄핵 반대파(반탄파) 후보들에 대한 구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2차 경선 토론회 조 편성을 마무리했다. 김·안·한·홍 예비후보 순으로 일대일 맞수 토론 상대를 지목한 결과 △김문수 대 한동훈 △안철수 대 김문수 △한동훈 대 홍준표 △홍준표 대 한동훈 등 4개 조가 편성됐다.
이에 따라 한 예비후보는 3번의 토론에 나서며 김 예비후보와 홍 예비후보가 2번, 안 예비후보가 1번의 토론에 참여한다.
한 예비후보를 선택한 김 예비후보는 “그동안 우리 당이 탄핵되고 이렇게 다시 선거를 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 한 예비후보가 대표일 때 아니냐”면서 “그와 관련한 질문들을 하고 싶어 고르게 됐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를 지목한 안 예비후보는 “1차 토론회에서 시간이 부족해 미처 묻지 못한 것들이 많고 김 예비후보가 가진 곧은 생각을 국민들께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지목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서로를 지목한 한 예비후보와 홍 예비후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목하기로 이곳에 와서 이야기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홍 예비후보는 “아무래도 나를 지목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서로 같이 지목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일대일 맞수 토론은 24일부터 이틀간 실시되고 이후 26일에는 4인이 모두 모인 상태에서 토론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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