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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흩날리는 벚꽃 잎이…너무 두렵다면?[건강 팁]

■ 이동연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봄·가을철 꽃가루, 계절성 비염 유발하는 주요 원인

IgE 항체검사·피부 단자 검사로 원인 항원 찾아야

약물로 증상 조절 안되면 면욕요법·수술적 치료 시도

11일 낮 강원 춘천시 공지천에서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 사이로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날씨가 풀리고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며 설레는 마음으로 야외활동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평소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1년 중 가장 괴로운 시기다. 이유 없이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과 멈추지 않는 재채기, 숨쉬기조차 답답한 코막힘 같은 증상이 어김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의 주범인 알레르기 비염은 전 세계 인구의 10~30%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는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등 특정 항원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계절성 비염은 봄, 가을철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만약 증상이 사계절 내내 지속된다면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될 때 문진을 통해 환자의 증상과 과거력, 가족력, 주거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거쳐 진단을 내린다. 비강 내시경을 통해 점막의 부종, 분비물, 해부학적 구조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한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특이 IgE 항체 검사나 피부 단자 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찾아낸다. 진단이 이뤄지면 가장 먼저 원인물질을 회피하는 ‘회피요법’을 시행한다. 예를 들어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꽃가루 예보를 확인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국내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는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라면 침구류를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실내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모든 항원을 완벽하게 회피하긴 어려우므로 대부분 약물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항히스타민제나 비강용 스테로이드제가 사용되며 환자의 증상에 따라 항콜린제·류코트리엔 조절제·비만세포 안정제 등의 약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약물을 처방받아 사용면서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약물 복용에 부담이 있는 경우 ‘면역요법’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의 원인 항원을 소량부터 점진적으로 증량하며 반복적으로 투여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알레르기에 대한 과민성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보통 3~5년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근본적인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물이나 면역요법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해부학적 구조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비중격 만곡이나 하비갑개 비대가 동반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비중격 성형술은 비중격이 휘어져 있는 환자에게 시행된다. 비중격 만곡이 비강의 한쪽이 좁아지게 만들어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약물 흡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중격 성형술과 하비갑개 수술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하비갑개 수술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수술법이다. 하비갑개는 비강 내에서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구조물이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하비갑개의 부피가 커지면 코막힘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고주파, 미세절삭기, 레이저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하비갑개의 부피를 줄이고 점막은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이뤄진다. 수술 후에는 비강 내 공간이 넓어져 공기 흐름이 원활해지고, 항원 접촉 면적이 줄어들어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이나 물혹이 동반된 경우 내시경을 통한 부비동 수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때 수술은 단순한 구조 개선을 넘어 약물 전달 효과를 높이고 만성 증상의 재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는 데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알레르기 비염을 ‘참고 살아야 하는 병’으로 인식한다. 더욱 큰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만성 부비동염, 중이염, 천식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병을 키우지 않기 위해선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서둘러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올 봄에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치료법을 찾아 따뜻한 햇살은 즐기고 코는 시원하게 숨 쉬면서 봄을 맘껏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이동연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사진 제공=순천향대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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