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싱가포르 법인인 NH앱솔루트리턴파트너스(NH ARP)가 사모펀드를 무제한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운용 규모를 늘려 NH ARP를 홍콩·뉴욕 법인과 같은 해외 거점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 ARP는 2월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AS)으로부터 ‘AI(Accredited Investors) LFMC(Licensed Fund Management Companies)’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2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약 2700억 원)던 사모펀드 운용 상한이 풀리게 됐다. 2008년 설립된 NH ARP는 해외 거점 중 유일한 자산운용사다.
싱가포르의 LFMC 라이선스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제일 낮은 단계는 자산 운용 상한이 있는 LFMC다. 다음으로 높은 단계는 AI LFMC로 사모펀드 운용 상한이 없다. 가장 높은 수준의 ‘리테일 LFMC’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모펀드뿐 아니라 공모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리테일 LFMC 자격을 취득했으며 키움증권 등이 AI LFMC를 보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AI LFMC를 취득한 만큼 싱가포르 거점을 다른 해외 법인처럼 적극 육성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NH ARP는 지난해와 2023년 각각 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기대되는 점은 AI LFMC를 바탕으로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 펀드 설립과 운용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아시아 증권사 최초로 유엔 산하 GCF 펀드 설립과 운용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NH ARP는 2억 달러(약 2800억 원) 규모로 기후기술펀드(CTF)를 내년 1분기까지 조성할 방침이다. CTF를 통해 재생에너지, 저탄소 교통, 지속 가능 농업, 수처리, 폐기물 처리 등 녹색 분야의 글로벌 기술 기업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NH ARP는 계열사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 NH헤지자산운용과 펀드 론칭 후 공동 마케팅도 나선다. 또 NH농협캐피탈과는 동남아 핀테크 투자 전문 펀드를 설정해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투자 인프라가 좋고 운용 환경이 우수한 국가”라며 “가장 낮은 수준의 라이선스인 RFMC를 폐지하면서 일부 운용사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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