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지난 한 주 대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각 진영 잠룡들이 대선을 향한 몸풀기에 돌입하자 온라인상에서 이들에 대한 언급량도 급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언급량도 압도적 1위를 보였다. 보수 진영 후보들의 언급량을 모두 합쳐도 이 전 대표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재명, 출마 선언 하루만에 언급량 30% 급증
13일 소셜네트워크(SNS)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는 ‘썸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에서 이 전 대표 언급량은 총 24만4078건에 달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가 있던 4일 언급량은 3만3705건으로 전날 대비 2배 가량 늘었다가 다시 감소했다. 이후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9일 2만6734건으로 증가했고 대선 출마 선언 영상을 공개한 10일 3만5252건으로 껑충 뛰었다.
긍정적인 언급보다는 부정적인 맥락이 더 많았다. 비율로 보면 이 전 대표가 사퇴한 9일 긍·부정 비율이 각각 48%로 동일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긍정적 언급이 20~30%대, 부정적 언급이 60~70%대를 기록했다. 긍정적인 연관어는 ‘지지한다’, ‘신뢰한다’, ‘기대’와 같은 단어였다. 부정적이라고 분류된 연관어는 ‘범죄’, ‘싫다’, ‘혐의’ 등으로, 여전히 이 전 대표가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보수 1위 김문수, 李의 10% 수준 그쳐
최근 보수 진영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언급량은 같은 기간 2만6496건을 기록했다. 이달 초에는 1000건 미만에 그쳤지만 4일을 기점으로 조기대선이 확정되며 크게 늘었다. 대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사퇴한 8일에는 5493건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0일 간 전체 언급량은 이 전 대표의 약 10%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사법리스크를 덜어내며 여론 주도권을 가져간 이 전 대표에 비해 굵직한 이슈가 없는 데다 아직 구체적인 대선 공약을 발표하지 않아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언급량은 3만4816건으로, 다른 보수 대권 주자들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발표한 10일 전체 언급량은 6700건을 넘어섰다. 이달 초에는 여론 주목도가 높지 않았지만 조기대선이 확정된 4일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3일까지 언급량이 1000건을 밑돌았지만 9일 7100건으로 급등하더니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도된 10일에는 8000건을 돌파했다.
안철수 ‘반짝’ 증가 후 감소…이준석, 캠프 개소 효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주요 대선 주자 가운데 빠르게 출마를 선언했지만 여론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공식 출마를 발표한 8일 언급량이 4100건을 넘었지만 다음날 곧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보수 진영에서 다른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이슈를 크게 주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이 확정되기 훨씬 전부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등락을 반복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았다. 이제 막 출마를 선언하기 시작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특별한 현안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에는 언급량이 3600건을 넘으며 전날보다 50%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강남역에서 대선 캠프 개소식을 연 효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