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학교 급식에서 밥 제공 횟수를 줄이는 지자체까지 등장했다. 정부 정책과 기상이변으로 쌀값이 크게 치솟으며 공공 급식 서비스까지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부 가타노시는 시내 모든 초·중학교에서 2학기부터 쌀 급식을 주 3회에서 2회로 줄이고, 나머지 1회는 빵으로 대체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쌀 가격이 시의 당초 예상보다 약 1.4배 상승해 예산이 부족해진 탓이다.
가타노시에는 초등학교 8곳, 중학교 3곳, 초중 통합 학교 1곳이 있으며 전체 학생 수는 약 5900명이다. 현재 이들 학교는 주식으로 쌀밥을 주 3회, 빵을 주 2회 제공하고 있다.
1학기(4~7월) 쌀 계약 가격은 1kg당 502엔이었으나, 2학기(8~11월) 계약 가격은 764엔으로 급등했다. 시가 올해 예산에서 산정했던 547엔보다 약 1.4배 높은 수준이다. 가타노시는 이로 인해 약 420만 엔(3800만 원)의 예산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3학기 쌀 계약은 10월 이후에 이뤄질 예정으로 향후 대응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일본의 쌀 가격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3월 첫째주 평균 쌀 가격은 5kg당 4077엔으로 1년 전보다 99.3% 폭등했다. 생산 조정 정책과 농촌 노동력 감소 등 영향으로 전체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가 물가 상승과 비료값 인상 등 영농 비용이 증가하는 탓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오사카부 가타노시의 사례가 쌀값 상승이 공공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짚었다. 일본 전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 제약 속에서 학교 급식의 질과 양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는 "학교 급식은 성장기 어린이들의 영양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예산 문제로 메뉴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며 "향후 더 많은 지자체가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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