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과 산림녹화사업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최종 등재됐다.
1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이날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주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확정했다. 유네스코는 세계적으로 가치가 큰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제주4·3 기록물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다룬 자료를 다룬다. 공공기관이 만든 각종 문서, 재판 기록, 언론 자료, 피해 조사 기록,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정부의 공식 진상 조사 보고서 등 1만 4673건에 달한다.
국가 폭력과 진실 규명, 역사적 화해의 과정을 담은 기록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슷한 세계기록유산으로는 ‘일본 난징대학살 기록물’, ‘독일 아우슈비츠 재판 기록물’ 등이 있다.
또 산림녹화기록물은 한국전쟁 등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정부와 국민이 손잡고 성공적으로 재건한 산림녹화 사업의 전 과정을 담은 흔적이다. 각종 공문서와 작업일지, 사진, 포스터, 우표 등 총 9619점을 아우른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두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환경 재건의 경험이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기록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당초 이들 기록물이 14일 등재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정보다 일찍 등재가 결정됐다. 이번 등재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 등재된 조선왕조실록 이후 총 20건으로 늘었다. 유네스코는 이번 심사에서 각국 74건을 새로 등재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제목록은 총 570건으로 늘게 됐다.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보유 비중은 3.5%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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