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가 공동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00억원을 들여 건립한 투모로우시티는 독특한 건물 배치에 중앙을 광장으로 만든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지만 다만 대부분 사무실이 밤에는 불이 꺼진 공실 상태라 으스스한 느낌마저 준다.
8일 서울경제신문이 방문한 투모로우시티는 한 때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불렸지만 현재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실제 투모로우시티를 둘러보면 입주한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사무실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어 창업 열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6개월이 넘도록 사무실을 방치한 스타트업 사무실도 있었다. 입주기업들이 사용하는 공유주방에는 곰팡이가 핀 음식이 눈에 띄었으며 입주기업이 버리고 간 음식쓰레기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었다.
투모로우시티는 인천테크노파크가 운영하는 ‘인스타Ⅰ(5400m 규모)²’과 신한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인스타 Ⅱ(8400m² 규모)’, 현재 공사 중인 ‘인스타 Ⅲ’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바이오융합이나 첨단산업 관련 스타트업 90개 사가 입주해 있다. 민간에서 갹출한 운영자금 30억원 및 투자펀드가 조성한 100억원을 기반으로 해당 장소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지원 중이다.
사무실 이용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대부분 ‘인스타 Ⅱ’ 구역에 몰려 있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 40개 중 70%가 넘는 27개가 지점 및 연구소로 파악됐다. 지점과 연구소들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만 이용하면서 정작 사무실은 비워둔 것이다.
공공기관 주도의 스타트업 역시 상황이 비슷했다. 인천테크노파크에서 운영하는 ‘인스타 Ⅰ’ 구역의 스타트업 중 현재까지 눈에 띄는 해외진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 기업 유치 역시 없다.
개소 당시에 발표한 450개 혁신기업 및 400개 글로벌기업 배출 ‘청사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과다. 인천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없어 건물활용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경제청은 투모로우시티 활성화를 위해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민간에서 운영한 지점과 연구소 공간 입주 조건을 본사, 연구소로 전환해 공실률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인스타 Ⅲ 개소에 맞춰 스타트업 본사 확대와 프로그램을 다각화해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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