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상호관세 부과에 나서자 미국 증시가 2020년 이후 최악의 폭락을 나타낸 가운데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핌코(PIMCO) 공동창업자가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 시장을 관망하라는 조언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로스는 이날 미 증시 폭락을 두고 ‘심각한 시장 이벤트’(deep market event)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1971년 금본위제의 종말과 유사한 경제 및 시장 사건”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마초적인 스타일’을 감안할 때 당장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로스는 또 안전하게 배당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은 비교적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등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다만 이들 기업도 과매수 구간에 근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전 거래일 대비 4.84% 급락한 5396.52에 거래를 끝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97% 빠진 1만 6550.61을 기록했다. 이날의 하락폭은 2020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미 언론들의 분석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평론가는 “시장에서 나타나는 대혼란은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며 “1950년대 이래 가장 큰 세금 인상으로 경제가 위축된다면 주식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주가는 최소 20%의 하락을 보였고 7개월 이상 약세장을 이어갔다. 다만 현재 S&P500의 경우 고점 대비 약 12% 하락에 그친다. 매킨토시 평론가는 “ S&P는 포워드 PER이 20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는 경기 침체에서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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