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야당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지적이 나왔다.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발령 △군·경 국회 투입 등 헌법 질서 파괴 행위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지만, 야당도 책임 소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11시 22분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 인권을 침해한 게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이라는 게 헌재의 결론이다.
다만 헌재는 일부 책임이 ‘야당에도 있다’는 취지의 지적도 내놨다. 근거로는 연이은 탄핵소추와 예산안 야당 단독 의결, 현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야당의 반대 등을 꼽았다.
헌재는 “윤 대통령 취임 이래 야당 주도의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에 따라 여러 고위공직자의 권한 행사가 탄핵심판 중 정지됐다”며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해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수립한 주요 정책은 야당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은 야당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타개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통령과 국회 사이 발생한 대립은 일방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돼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국회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는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윤 대통령·야당 모두에게 현 국정 혼돈 상황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헌재는 국회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 대표인 국회를 협치 대상으로 존중해야 하지만,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본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는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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