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제조업 고용시장이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
2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내놓은 ‘2025년 부산지역 매출 500대 제조기업 신규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4.3%)이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7.6%포인트(p) 증가한 수치로, 지역 고용 시장의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무역 장벽 우려, 환율 변동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조차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것” (59.2%)이라고 답해 고용 시장의 활력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채용 규모를 확대하려는 기업은 28.0%에 그쳤고 채용 축소를 계획한 기업은 12.8%로 나타났다. 지역 기업들이 보수적인 채용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질적인 생산직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기업들은 필요로 하는 직군 중 생산직이 65.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생산직 기피 현상으로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안으로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확대(40.5%)와 산학 협력을 통한 인재 수급(25.0%) 등을 꼽았다.
신입 채용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경력직 선호 현상이 뚜렷하면서다. 기업들은 공개 채용보다 경력직 수시 채용(43.7%)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신입사원 선호 연령대는 27세 이상~30세 미만(30.9%)과 30세 이상~33세 미만(28.8%)이었다. 신입 인재 육성보다 즉시 활용 가능한 경력직 확보에 집중하는 셈이다.
신입 채용 시에도 장기근속 가능성(37.4%)과 조직 적응력(32.1%)을 중시하며 학력이나 자격증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봤다. 기업들이 중시하는 인재상은 도전 정신보다 실력으로 검증되는 전문성(38.7%)으로 변했다.
임금 수준은 낮았다. 부산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전국 대비 약 11% 낮아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부산 제조업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은 대부분 3000만 원 이상~3400만 원 미만(55.5%)으로 나타났다. 3800만 원 이상을 지급하는 기업은 전체의 9.4%에 불과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과 숙련도를 갖춘 인재가 필수적인 만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외국인 근로자 수급을 비롯한 다양한 채용 경로 확충을 통해 기업들의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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