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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6만3245개 잿더미…최악 산불 불명예

발화 149시간 만에 극적 진화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 확산

산불영향구역 4만5157㏊ 달해

거동 불편 고령자 등 24명 사망

경북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빠른 생계 안정을 돕겠다”

사진제공=경북소방본부




사진제공=경북소방본부


태풍급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으로 확산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은 산불이 발화 149시간 만에 꺼졌다.

급속도로 번지는 불길을 따라잡지 못해 자칫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었으나 산불 발생 후 처음으로 내린 비가 불길 확산을 저지하며 1주일 만에 극적으로 진화됐다.

이번 산불은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의 국토를 잿더미로 만들며 ‘최악의 산불’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8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영덕, 영양을 시작으로 5개 시·군의 산불 주불이 잇따라 진화됐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오후 2시 30분 영덕을 시작으로 오후 5시부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등 4개 시군 모든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하며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이날 4만5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냈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을 말한다.

통상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실제 피해 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께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됐다.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특히 강풍·고온·건조 등 진화에 악조건인 기상 상황이 이어진 탓에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 등을 따라 급속도로 이동했다.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은 물론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면적이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산불은 비화(飛火)한 불티가 1㎞까지 떨어진 민가와 산림에 동시에 떨어져 화세를 키우고, 키워진 불에서 나온 불티가 다시 민가·산림에 날아가 또 다른 불을 키우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나갔다.

몸집을 키운 ‘괴물 산불’은 한때 초속 27m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 속도로 이동하며 해안, 산지 등을 초토화시켰다.

산불 발생 후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주불 진화, 국가주요시설·민가·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 험준한 지형 등이 맞물린 불리한 진화 여건 속에서 현장 진화대원과 헬기 조종사 등의 피로 누적 문제도 발생해 진화작업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 26일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는 진화 작업에 투입된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헬기 1대가 추락해 진화 작업 핵심 장비인 헬기 운항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무섭게 번지는 산불 이동 경로를 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산불 발생 기간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곳에서는 24명이 사망했다.

고령인 사망자들은 화마가 휩쓸고 간 야산 주변 도로와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대피 도중 산불확산으로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변을 당했다.

괴물 산불은 국가 유산 등도 집어삼키거나 위협했다.

보물로 지정된 '천년고찰' 고운사 내 연수전, 가운루 등은 잿더미로 변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얼굴인 고찰 대전사 등에도 불길이 접근해 한때 초비상이 걸렸다.

주택 등 시설 2412곳이 불에 타는 피해를 봤고, 의성·안동 등지 주민 6322명이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한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8일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빠른 생계 안정을 돕겠다"며 "산불 피해 대책본부도 가동해 주거부터 생활 현장까지 한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역대 최고의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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