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배호와 콤비를 이뤄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등 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배상태(사진)가 2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28일 유가족에 따르면 배상태는 패혈증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39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1956년 대구 KBS 전속 가수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1965년 송춘희의 ‘송죽부인’을 발표하며 작곡가로 데뷔했다.
배상태가 작곡가로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곡은 이인선이 작사하고 배호가 노래한 ‘돌아가는 삼각지(1967년)’다. 배호는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앉아서 ‘돌아가는 삼각지’를 녹음했다. 그는 노래에 쉼표 몇 개를 자의적으로 넣겠다는 조건으로 취입에 동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병마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숨 가쁜 톤이 오히려 대중의 심금을 울리면서 이 곡은 큰 성공을 거뒀다.
배상태는 ‘돌아가는 삼각지’의 성공에 힘입어 ‘배상태 작곡사무실’을 운영하며 이종배·고송·배인성 등 많은 신인을 배출했다.
또 배호와 계속 콤비를 이뤄 ‘안개 낀 장충단 공원(1967년)’ ‘황토십리길(1968년)’ ‘능금빛 순정(1968년)’ ‘비겁한 맹서(1969년)’, 배호의 유작 ‘마지막 잎새(1971년)’와 ‘영시의 이별(1971년)’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배상태가 만든 대표곡을 기념해 서울 삼각지(돌아가는 삼각지)와 경북 경주(마지막 잎새)에는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가요계에 남긴 공적을 인정받은 그는 201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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