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4인이 미복귀를 종용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들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강희경·하은진·오주환·한세원 교수 지난 17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메디스태프(의료계 커뮤니티), 의료 관련 기사 댓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페이스북 글들 안에,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직해져 보자. 응급실에서의 응급처치, 정맥주사 등의 술기를 응급구조사나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나"라며, 의료계 내부의 위계를 강조하는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은 성명서를 두고 즉각 반발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몇몇 분들께'라는 글을 통해 "병원장은 교수에게, 교수는 전공의에게 노동을 전가하고 있으며 전공의가 없는 지금, 교수는 이제 간호사에게 의사의 책무를 떠넘기고 있다"며 "교수는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신규 간호사를 착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도 "일주일에 140시간 일을 한 경우는 수련할 때 잠깐인데, (병원에 오래 남아있는 일부 교수들은) 영원히 140시간 일을 하기를 바란다"며 "이 때문에 (제가) 지난해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0.5인분만 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일주일에 진료를 60~70시간 정도만 했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서도 강도 높은 반발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이 교수들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늙어서 자신이 비난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진료를 받아야 할 날이 올 것"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19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총장들은 긴급 회의를 열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를 반려하기로 합의했다. 총장들은 의대생들이 이번 달 말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각 대학 총장들에게 공문을 보내고, 장기적 학사 파행과 의료인력 양성 공백은 보건의료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대규모 휴학 신청에 대해서는 승인하지 말아 달라고 안내했다. 이후 일부 대학은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 차단에 나섰는데, 전북대와 조선대는 학칙에서 정한 사유가 아닌 기타 사유로 제출된 의대 학생들의 휴학계를 모두 반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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