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가 총알이다 들어보셨슈? 제가 투표하것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5일 대선의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을 방문해 중원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안보, 질서, 민생이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국정을 맡게 해주시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공정하고 희망있는 나라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 후보는 연설 전 충청도 사투리로 투표함에 기표지를 넣는 사전투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 후보는 이날 첫 유세 일정으로 충남 당진의 당진전통시장을 찾아 제2서해대교와 동서횡단철도 건설을 약속했다. 그는 연설 시작부터 "장인어른이 충주 분이신데 충청도에 걸치지 않았나. 처갓집에 온 것 같다"며 충청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 구호로 화답했다.
이어 다수의 화력발전소가 모여 있는 당진의 지역 특성을 언급하며 "죄송하지만 화력발전소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폐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며 "화력발전소 같은 기존의 화석 연료 에너지를 계속 쓰면 나라가 수출을 못 해 사실상 망하는 길로 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진 화력발전소가 폐쇄하는 건 여러분에게 위기지만 피할 수 없다. 기회일 수 있다"며 "화력발전소가 폐쇄되는 곳에선 재생에너지 중심의 산업단지를 만들고 변압시설을 만들어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주가 조작을 꼽으며 "주식시장에 빠삭한 제가 이기면 당연히 상법을 개정하고, 주가 조작하는 (세력을) 완전히 거지 만들 정도로 혼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산 탕정역 한들물빛공원에서 이어진 유세에서는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외쳤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유일한 나라"라면서도 "이 압축성장 과정에선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가 부족했기에 불가피하게 특정 지역, 기업, 계층, 소수에게 기회를 몰아줬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낙수효과를 노리고 '몰빵작전'이라는 불균형 성장전략을 취해서 성공했지만 이젠 그것이 불평등을 극화시키고 수도권 일극체제를 심화시켰다"며 "균형발전을 통해 전 국토가 공평하게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지방과 서울이 차별 없이 동등한 취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내란 수괴 윤석열과 단절하겠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후보"라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란수괴 탄핵과 파면을 반대하고 극우세력을 선동해서 그의 석방과 귀환을 획책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란당의 내란비호 후보가 다시 귀환하면 이 나라는 폭력과 불공정, 불법이 지배하는 제3세계 후진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 상황을 의식한 듯 기호 1번 이재명에게 세 표를 달라는 '123 캠페인'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선거가 며칠 안 남았는데 이재명이 이길지 저쪽이 이길지는 세 표 차이로 간다"며 "여러분의 참여만으로는 부족하다. 옆집, 앞집, 헤어진 친구한테 세 표가 부족하다 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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