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설립한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3년 만에 팀으로 상설화해 조직 위상을 격상했다. 2016년 이후 자취를 감춘 대형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가전·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신사업 TF를 ‘신사업팀’으로 격상했다. 2022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 TF로 설립한 이후 3년 만에 상설 조직이 된 것이다. DX부문 비즈니스개발 그룹장과 신사업 TF장을 겸했던 백종수 부사장이 이 팀을 총괄한다.
그간 신사업 TF는 DX부문 신사업 발굴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는데 조직이 상설화한 만큼 삼성전자의 대형 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전장 기업인 하만을 약 8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늘리거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영국 옥스퍼드시맨틱테크놀로지를 인수했을 뿐 하만에 버금가는 M&A 발굴 및 실행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 발표회에서 향후 3년 내에 의미 있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성과물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한 부회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갈수록 M&A가 어려워지고 있고, 어떤 기술은 국가까지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꾸준히 가야 할 길이고, 특히 AI·로봇·메디테크·공조 분야는 꾸준히 M&A를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미래 사업 관련 조직을 운영 중이다. 2023년 출범한 미래사업기획단은 전영현 부회장과 경계현 고문에 이어 고한승 사장이 지난해 11월 3대 단장으로 임명됐다. 고 사장은 13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를 맡은 바 있어 삼성전자가 바이오 사업 진출이나 전자와 바이오 융합을 염두에 두고 그를 발탁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최근 미용 의료기기 회사인 클래시스(214150) 인수설이 나온 것이 이와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는 다양한 TF가 있는데 임시 조직인 TF를 상설팀으로 격상한 것은 M&A 등을 통한 신사업 발굴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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