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주가가 16% 가까이 빠졌음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자 국내 운용사들이 잇달아 양자컴퓨팅 ETF 출시에 나섰다. 키움운용이 지난해 말 최초로 미국 양자컴퓨팅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ETF를 선보인 지 약 4개월 만이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한화·삼성액티브 등 4곳의 운용사는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다음 달 출시한다. KB자산운용의 ‘KB RISE 미국양자컴퓨팅’,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상장을 위해 필요한 표준코드 발급을 마치고 현재는 한국거래소의 최종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이 중 한화운용과 신한운용은 ETF 총보수를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의 49bp(bp=0.01%) 대비 4bp 낮은 45bp로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액티브 ETF를 내세운 삼성액티브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KB운용 역시 후발 주자인 만큼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키움운용보다는 낮은 총보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올 들어 -15.7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Willow)’를 대중에 처음 공개한 후 주가가 고공 행진했던 양자컴퓨팅 관련 업종은 올 들어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달 잭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를 두고 “상용화까지 20년은 걸릴 것”이라는 발언을 남기며 투자자 불안을 부추긴 영향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주가가 부진하며 타격을 받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대표주로 평가받는 아이온큐의 주가는 올 들어 26.36% 하락했다.
주가 부진에도 투자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향후 양자컴퓨팅이 인공지능(AI) 산업의 뒤를 이을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에는 947억 원의 투자 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눈에 띈다. 개인들은 올 들어 해당 ETF를 34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투자를 주의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컴퓨팅은 초저온 냉각 시스템이 유지돼야 하는데 장비 하나당 가격이 수십억 원이고 유지 비용도 비싸다”며 “양자컴퓨팅은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강력하지만 아직은 미완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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