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사활을 건 탄핵 심판 최종 진술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최종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의 불가피성과 탄핵안 인용의 부당성을 재차 강조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임기 단축 개헌 제안설’과 ‘하야설’에 대해 “윤 대통령 의중과 동떨어진 방안”이라고 일축했지만 정가에서는 상황 반전을 모색하기 위해 이런 깜짝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구치소에서 변호인단을 접견하며 이날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최후 변론을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서를 직접 작성하고 수정을 거듭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기본적으로 거야 횡포로 인해 12·3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했음을 언급하며 탄핵 기각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29번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 야당의 폭거가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이라 경고성으로 계엄을 했을 뿐 국회 봉쇄 의사는 없었다는 것도 일관되게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관심은 윤 대통령이 여론에 호소할 승부수를 띄울지 여부에 쏠려 있다. 25일이 선고 전 육성 메시지를 낼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보수층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발언으로 동정론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계엄 이후 국민이 겪은 불안, 국정 공백 등에 대해 사과하는 메시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각을 전제로 개헌 등 향후 국정 비전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안은 국민 통합을 이끌 해법이 될 수 있고 재판관들의 선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이에 선을 긋고 있다. 윤갑근 변호사는 ‘임기 단축 개헌론’에 대해 “탄핵을 면하기 위해 조건부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여당 관계자도 “당 차원의 개헌 제안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개헌안을 급작스레 꺼낸다면 국민들이 진정성을 느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최종 변론이 몇 시에 끝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헌재는 이날 증거조사를 진행한 후 양측으로부터 2시간씩 종합 변론을 듣는다. 이후 국회 측 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최종 의견 진술이 진행되는데, 두 사람의 발언에는 시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최종변론은 각각 3시간 12분, 6시간 17분이 걸렸다.
최후 변론이 종결되면 헌재 재판관들은 평의에서 탄핵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으게 된다. 이후 재판관들이 표결하는 평결을 통해 결론이 나오면 주심 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토대로 결정문을 작성하고 이후 보완 및 확정 과정을 거친다. 법조계에선 앞선 사례들에 비춰볼 때 3월 중순께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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