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비트가 해킹으로 2조 원대 코인을 탈취당했다. 사상 최악의 가상자산 해킹을 벌인 주범으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지목됐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는 해킹을 당해 14억 60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코인을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X(옛 트위터)에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 아캄인텔리전스도 약 14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 자금이 새로운 주소로 이동하며 매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마운트곡스(4억 7000만 달러)와 2021년 폴리네트워크(6억 1100만 달러) 해킹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바이비트는 일일 평균 거래량이 360억 달러(약 52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해킹 이전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해킹으로 총자산의 약 9%가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캄인텔리전스는 이번 해킹의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를 지목했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해킹해 가상자산을 탈취하고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도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자산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하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짚었다.
북한 해커들은 와지르X에서 2억 3490만 달러, 라디언트캐피털에서 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해킹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최악의 해킹 소식에 가상자산 시세는 일제히 하락했다. 23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국 시각 오후 3시 5분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37% 하락한 9만 6217달러를 기록하며 1만 달러 벽을 재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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