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착수한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장관급 회담을 하기 전에 여러 번 비공식 실무자급 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간 밀착이 가속화하며 유럽은 안보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이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러 관계자들이 스위스에서 여러 차례 비밀리에 만났다고 보도했다. 양국 외교·안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참석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스위스 실무자급 회담을 '트랙 투'(Track Two) 협의라고 전했다.
이는 양국 간 정식 회담에 앞서 실무자급 관계자들이 비공식으로 미리 모여 의제 선정을 위한 사전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미-러 양국이 2023년과 지난해에도 비슷한 성격의 비공식 실무자급 회담을 진행했으며 지난주 독일 뮌헨안보회의 개최 기간에도 제네바에서 은밀히 만나 협의했다고 전했다.
일부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1월 취임하기 전까지 정권 인수인계 기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취임 전 정권 인수 기간에 이미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 비밀리에 러시아 측과 접촉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론'을 띄우며 러시아와 직접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을 ‘패싱’한 행보에 유럽의 안보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 측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동유럽 철군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서 나토 병력의 주둔지 변경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요청을 일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을 부려 러시아 요구를 전격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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