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0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을 한 시간만 늦춰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가 윤 대통령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과 오후 각각 형사재판과 탄핵재판을 받게 됐다. 헌재가 10차 변론으로 증인신문을 완료할 경우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는 3월 중순께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8일 탄핵 심판에서 10차 변론기일을 20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윤 대통령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빠듯한 일정을 고려해 변론 개시 시간을 예정보다 한 시간 늦춘 것이다. 그는 “재판부가 주 4일 재판을 하고 있고 증인 조지호에 대해 구인영장 집행을 촉탁했다는 점, 10차 변론은 피청구인이 신청한 증인 3명을 신문하는 점을 종합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 외에는 추가 증인을 지정하지 않았다. 이대로 증인신문이 종결되면 남은 것은 양측의 최후 변론을 듣는 절차다.
지금까지 헌재의 재판 진행 속도와 재판이 열린 요일을 고려하면 다음 주인 25일 또는 27일이 최종 변론기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 심판 증인신문을 끝내고 1주일 만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은 5일 만에 최종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3월 중순께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선고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앞서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 결정을 최종 변론 후 각각 14일, 11일 만에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헌재의 빠른 심리 진행에 반발해 선고 전에 극단적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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