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이 올해 첫 작품으로 과감하게 선택한 ‘청불’ 사극 ‘원경’. 노출을 비롯해 수위 높은 장면으로 이슈가 있었음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오랜만에 ‘웰메이드 사극’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시청률 8%를 기록하며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타이틀 롤을 맡았던 배우 차주영(사진)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덕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처음 도전한 사극에서 극찬을 받으며 현대극과 사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로 거듭난 차주영을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원경’은 이방원과 원경의 성장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왕과 왕비였던 적이 없는 고려시대 인물이 새로운 시대인 조선의 왕과 왕비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게 바로 ‘원경’”이라며 “다만 ‘원경’은 태종 이방원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아닌 남편인 이방원을 도와 그가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운 정치적 파트너인 원경왕후를 중심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이방원을 사랑하는 어린 여인에서 왕비가 되고 또 성군 세종대왕을 낳고 기른 어머니로 원경이 성장하는 과정,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격동기를 살아간 강인하면서도 애틋한 인간, 여성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사이의 감춰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원경왕후가 주축이 됐다.
노출, 수위 높은 침실 장면 등은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차주영은 “조심스럽다”면서 “그럼에도 작품을 끝까지 지켜봐 주신다면 시청자들에게 이해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정말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차주영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지만 안정적인 사극 대사 톤과 시선 처리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대본을 받는 순간 대사를 하는데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고 그냥 제가 하던 대로 대사를 했는데 ‘사극 톤’이 제대로 나온다고 말씀해주셔서 놀랐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마음 고생의 흔적도 역력했다. 작품 촬영을 마치고 칩거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이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다른 것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작품을 마치고 조용히 일본 시골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다. 조기 종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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