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000270)가 설립 20주년을 맞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모하비주행시험장) 등 연구시설을 앞세워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005380)∙기아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시티에 위치한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양희원 사장(R&D 본부장) 등이 참석해 임직원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20년 동안 모하비주행시험장과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인공지능(AI), 로봇 공학, SDV, 전동화, 수소 기술과 같은 선구적인 기술에 집중해야 하고 이러한 혁신을 위해 모하비주행시험장과 같은 연구시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연구원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20년의 여정에서도 도전을 기회로, 좌절을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은 2005년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1770만㎡(약 535만 평) 규모로 조성됐다. 현대차·기아는 이곳에 약 1200억 원을 투자해 △타원형 고속주회로(10.3㎞) △6개 기울기로 구성된 등판성능 시험로 △와인딩트랙(5㎞) △18종류 노면의 승차감 시험로 △오프로드 시험로 △미국 고속도로 재현 시험로 등을 마련했다.
현대차∙기아는 이곳에서 승차감과 핸들링 평가부터 소음, 진동 및 내구 테스트를 진행한다.여름철이면 54℃를 넘나드는 기후를 활용해 차량과 부품의 열 내구성 평가나 냉각 성능을 시험하는 등 차량의 품질을 다각도로 검증한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는 지금까지 5000여 대의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이 약 3200만㎞ 이상의 혹독한 주행 시험을 거쳤다. 이러한 기술 담금질을 거친 현대차·기아 신차는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 시선을 사로 잡았다. 현대차·기아는 2010년 글로벌 톱5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인 2022년 처음으로 세계 판매 3위에 올랐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북미시장에 최적화한 모빌리티 제공을 위해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시험에 이르는 연구개발(R&D) 현지화 체계를 구축했다. 1986년 미주리주에 미국기술연구소(HATCI,) 설립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에는 파워트레인 전문 연구시설인 치노 랩과 모하비주행시험장, 디자인&엔지니어링 센터, 북미품질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는 차세대 기술 연구시설이자 혁신 거점인 ‘크래들(CRADLE)’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R&D 연구거점과 앨라배마·조지아 등에 위치한 생산거점 등을 포함해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57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했다. 2002년부터 미국에 205억 달러(약 30조 원) 이상을 투자해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