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간송미술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사립 박물·미술관으로 불리는 호림박물관이 소장 국보와 보물 10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아 대중에 공개하는 특별전을 연다. 2006년 ‘국보전’ 이후 19년 만에 열리는 전시로 호림(湖林) 윤장섭 선생(1922~2016)이 반생에 걸쳐 수집한 한국 미술문화유산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은 올해 첫 특별전으로 박물관이 소장한 국가·서울시 지정 문화유산을 한 곳에 모두 모아 선보이는 ‘호림명보(湖林名寶)전’을 11일부터 서울 강남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연다. 기업가 윤장섭 선생이 모은 유물과 기금을 바탕으로 1982년 설립된 호림박물관은 현재 국보 8건, 보물 54건,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11건을 포함한 1만 9000여 점의 한국 미술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주요 소장품 100여 점이 공개된다.
3개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는 주요 유물을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시대 순으로 소개한다. 윤장섭 선생이 소장했던 작품 중 1974년 가장 처음 국보로 지정된 ‘분청사기 박지연화어문 편병’을 시작으로 1984년 국보에 오른 ‘백자 청화매죽문 유개항아리’와 보물 ‘백자 반합’ 등 대표적인 도자 유물이 공개된다. 조선 세종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작품을 윤장섭 선생이 1971년 재일 동포 소장가로부터 직접 환수한 ‘백지묵서 묘법연화경(국보)’도 만날 수 있다. 하얀 닥종이에 먹으로 불교 경전인 묘법연화경을 정성껏 써 내려간 고려시대 ‘사경(寫經·경전을 베껴 쓰는 작업)’으로 선생이 가장 아낀 소장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 후반에서는 조선 후기 대표 화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 7폭을 모아 놓은 사계산수화첩과 통일신라 시대의 백지묵서 ‘금광명경’ 등 국가지정문화유산 후보로 거론되는 숨은 ‘명보’들도 만날 수 있다.박물관 관계자는 “출품 작품들은 한국 미술사의 명작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며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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