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기조에 발맞춰 미국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10일(현지 시간)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이날부터 이틀간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정책에 대한 투자 대응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TSMC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들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최첨단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TSMC가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처음으로 대만이 아닌 미국에서 개최하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21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에 1.6㎚(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신설하는 투자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TSMC는 2나노 이상 최첨단 부문에서 우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TSMC는 지난달부터 애리조나주 1공장에서 4나노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2027년 3분기부터 2공장에서 3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3공장은 연내 기공식을 가진 뒤 2027년 연말께 반도체 생산 설비를 반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 TSMC 공장의 면적은 6공장까지 확장 가능한 445만 ㎡에 달한다.
이밖에 TSMC 이사회는 미국 내 첫 번째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계획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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