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이 미국 비영리 인공지능(AI) 기관에서 ‘주목할 만한(notable) AI’에 선정됐다. 최근 AI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딥시크의 R1처럼 비용 경쟁력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 ‘에포크AI’는 이달 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엑사원(EXAONE) 3.5 32B’ 모델이 ‘주목할 만한 AI’라고 평가했다. 이 모델은 LG AI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오픈소스모델로 320억 개 매개변수를 가지고 있다. 에포크AI는 과학자들로 구성된 미국의 비영리 AI 관련 연구 기관이다. 엑사원이 선정된 ‘주목할 만한 AI’의 기준은 성능과 사용 빈도 등이다. 이 분야에 한국 기업의 AI모델이 등재된 것은 약 2년 만이다.
엑사원 3.5 32B 모델은 비용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모델 개발에 70억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딥시크가 주장한 V3 개발 비용 약 600만달러(약 87억원)보다 적다. 엑사원 3.5는 딥시크의 AI 모델 훈련에 주목받았던 ‘전문가 혼합(MoE)’ 방식이 적용됐다. MoE는 사용자의 질문에 전체 AI 모델을 동원하지 않고 분야별로 나눠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오픈AI 등에서 오래 전부터 활용해 온 기술이다.
특히 2021년 말 처음 공개된 엑사원은 단계를 거치며 모델 크기가 최적화되고 있다. ‘엑사원1.0’ 당시 3000억 개 매개변수를 갖고 있었지만 3.5 모델은 이보다 10분의 1 수준인 320억 개 규모로 온디바이스용 등으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모델을 가동하는데 드는 컴퓨팅 비용도 그만큼 적게 든다. 현재 이 모델은 LG그룹 임직원들이 이용하고 있는 생성형 AI ‘챗엑사원’ 등에 적용됐다.
에포크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총 수는 893개다. 이번에 새로 등재된 주목할 만한 AI는 LG의 엑사원을 포함해 30여 개다. 딥시크의 R1과 R1 개발의 기반이 된 V3 모델이 포함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개발을 주도한 모델이 539개로 가장 많고 중국은 88개, 일본은 10개가 등재됐다. 한국의 AI 모델은 총 13건이다. 기업으로는 LG 외에 네이버와 삼성, 학계에서는 서울대·KAIST·연세대·고려대가 개발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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