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가 본격적으로 세력 확산에 나서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부랴부랴 비명계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더라도 ‘단일대오’ 없이는 힘겨운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친·비명 간 갈등 조짐에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며 ‘중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7일 부산 특강에서 “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 통합’ 정신을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복당 메시지에서도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당내 다양성을 당부하기도 했다.
같은 날 광주를 찾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의 전통적인 힘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경수·김동연·김부겸 모두 나서달라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인격적 공격을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고 친명계를 직격하기도 했다.
비명계의 행동반경이 커지면서 이 대표도 ‘통합’을 강조하며 이들을 끌어안으려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통합 행보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비명계이거나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하며 계파 균형에도 나서기도 했다. 21대 국회 당시 비명계로 분류됐던 ‘경제통’ 홍성국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한데 이어, 당대표 외교안보보좌관으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기용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의 확장 시도와는 별개로 일부 친명계 의원들의 편 가르기도 계속되고 있어 갈등 봉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주류’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왜 우리는 남에게 책임 떠넘기기 말싸움만 하느냐”며 “윤석열 탄핵과 내란세력 처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민의 선봉에 서서 민주당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양측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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