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독일 극우정당 지지 논란의 배경에 유럽의 노동문화와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독일 노조 간 첨예한 갈등이 머스크의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 지지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근로자 친화적인 유럽식 노동관행을 요구한 반면 테슬라는 실리콘밸리식 고강도 업무문화를 고수하려 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그간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들에서 '하드코어식' 장시간 근무를 강조해왔다. 2022년 트위터(현 X·엑스) 인수 당시에도 직원들에게 “고강도 근무를 하거나 퇴사를 선택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방식은 노동자 권리를 중시하는 유럽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테슬라 독일 공장의 높은 병가율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독일 공장의 병가율이 15%를 웃돈다는 게시글을 공유하고 “미친 것 같다. 알아보겠다”고 쓴 바 있다. 이에 앞서 테슬라 경영진이 병가를 낸 직원의 자택을 불시 점검하는 사태가 일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독일은 연간 최대 6주의 유급휴가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유럽 내에서도 평균 병가 일수가 가장 높은 국가다. 독일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테슬라 공장의 높은 병가율이 과도한 업무강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도 확대됐다. IG메탈이 테슬라 노사협의회 위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WSJ는 이 같은 노사갈등이 머스크로 하여금 반이민 정책과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AfD를 지지하게 만든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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