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중 ‘대왕고래’의 가스는 경제성이 없었지만 다른 6개 유망구조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탐사 실패론을 불식시키고 꾸준한 자원 탐사의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취지다. 안 장관은 석유·가스 발견시 국부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 장관은 7일 YTN 방송에 출연해 “대왕고래에는 없지만 매장됐던 가스가 여기를 지나간 경우 옆에 있는 6개 유망구조 부근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1차 시추를 통해 동해 심해 가스전의 ‘석유 시스템’이 양호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석유·가스는 근원암에서 시작해 덮개암과 저류층 사이 공간에 고이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지층 구조를 ‘석유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전날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덮개암과 유기물층이 예상보다 두꺼웠다”며 동해 심해 가스전의 구조 자체는 자원이 매장되기 좋은 환경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구조는 같은 근원암과 덮개암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왕고래의 가스는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유망구조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안 장관은 첫 시추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자원 탐사 사업을 실패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1차 시추공에서 경제성 있는 가스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나머지 사업이 실패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세계 최대 유전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은 14번째 시추공을 뚫었다. 노르웨이의 에코피스크 유전은 33번 만에 성공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대부분의 해외 유전 개발 사업들이 시추를 거듭하며 확보한 시료로 기존 탐사 자료의 오차를 보정해 성공률을 높여간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 장관은 예산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 개발 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자원이 발견됐을 경우 수익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안 장관은 “유력 메이저 자원 개발 회사들이 서로 다른 유망 구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개발비를 해외 투자자에게 의존하면 개발됐을 때 국부 유출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회에서 허락해 주신다면 정당하게 우리 예산으로 참여해 합당한 국부를 지키며 자원 개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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