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대형은행들에게 요구하던 기후대응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자료 제출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도 낮추는 등 금융권 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연준이 JP모건체이스·씨티그룹·골드만삭스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BofA)·웰스파고·모건스탠리 등 6대 대형은행에 대해 ‘기후 시나리오 분석 연습’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2023년 기후 변화 관련 시나리오 분석을 시범 프로그램으로 도입했으며 지난해 첫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녹색기후 정책을 ‘녹색 사기’로 비판하며 정책 전환을 공언한 데 따른 영향이 금융권에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도입한 기후 시나리오 분석 연습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금융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앞서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지난달 17일 중앙은행·금융감독기구 간 글로벌 협의체인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 대형은행 6곳을 비롯한 월가 금융사들 역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은행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했다.
연준은 아울러 올해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시행하는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완화해 적용할 계획이다. 연준이 전날 공개한 ‘2025년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에 따르면 실업률과 자산 가격, 주택 가격 등 주요 변수에 대한 가상의 충격 정도를 예년 대비 완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은행주들은 일제히 강세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는 전 거래일보다 2.39% 올랐고 씨티그룹(3.61%), 뱅크오브아메리카(1.34%), 웰스파고(1.71%) 등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에브라힘 푸나왈라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균형 잡히고 투명하며 더욱 예측할 수 있는 규제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 자본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우리의 확신을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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