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문닫을 위기에 처했던 국내 유일의 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서울시의 ‘심폐소생’으로 회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생명의 최전선, 서울시가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대구로병원 중증 외상전문의 수련센터에 서울시의 재난관리기금 5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문제로 문을 닫을 뻔했던 수련센터가 기사회생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 2월5일자 16면 참조
이 곳은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주인공 백강혁처럼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외상전문의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국내 유일의 수련센터다. 201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서울지역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이래 11년간 20여 명의 외상전문의를 배출하며 국내 중증외상 대응 체계에 큰 축을 맡아 왔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중증외상 전문의의 약 70%가 이곳 출신이다.
하지만 복지부가 편성했던 9억 원의 예산이 기획재정부의 심의 과정에서 삭감돼 문을 닫기로 했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수련을 받을 예정이던 전문의 2명도 수련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뜩이나 고된 업무 탓에 의사들로부터 인기가 없는 중증외상전문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시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센터 운영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 시장은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언급하며 "생명을 살리는 중증외상센터는 수익성 꼴찌라는 이유로 늘 '정리 대상 1호'"라며 "실제로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11년간 20명의 생명 수호자를 배출해온 이곳은 재작년 한 해 571명의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 필수 존재다. 이곳에 서울시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하고 나아가 다른 병원으로도 전문의 양성 체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중증외상 전문의는 시민의 생사가 걸린 위중한 순간,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021년부터 중증외상 환자가 연중무휴 24시간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 4곳에 각 6억 3000만 원의 예산을 전액 시비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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