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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안 가까스로 '지각 발효'…'영구 종전' 의구심 커져

인질 석방 명단 제출 두고 양측 신경전

휴전 약속 시한 3시간여 넘긴 '지각 발효'

이스라엘, 한때 공습 재개해 사상자 내기도

이 강경파 반발·연정붕괴 위기도 변수로 남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분쟁 휴전안이 19일(현지 시간)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하마스가 석방할 이스라엘 인질 3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영국계 이스라엘인 에밀리 다마리(왼쪽 패널 속 여성)와 이스라엘인 도론 스테인브레처(가운데), 이스라엘 인질 로미 고넨(오른쪽)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습격으로 납치된 지 15개월여만에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이 지역에서 15개월 넘게 이어지던 포성이 19일(현지 시간) 마침내 멈출 전망이다. 하지만 인질 석방 명단 제출 등 세부 사항을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하마스가 휴전 합의 시한을 넘겨 신경전을 벌이고, 이스라엘군(IDF)이 공습까지 재개하면서 휴전 결렬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마스가 뒤늦게 석방 인질 명단을 공개하며 가까스로 휴전 합의가 유지됐지만, 1·2단계 인질 교환 등을 넘어 3단계 ‘영구 종전’까지 도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중재국 카타르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휴전 합의를 최종 승인하면서 휴전은 이날 오전 8시 30분을 기해 발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휴전 협정은 예정보다 거의 3시간 늦은 11시 15분 발효됐다. 휴전협정에 따르면 하마스는 석방 24시간 전까지 인질들의 명단을 이스라엘에 보내야 했지만 휴전 시한을 30분 넘긴 시점까지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하마스 측은 “현장의 기술적 이유로 늦어지고 있다”고 변명했지만 이스라엘 측은 크게 반발하며 공습 재개를 알렸다. 실제 IDF는 이날 가자 북부와 중부에서 여러 테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 측은 이 공격으로 사망자 8명, 부상자 25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하마스가 명단을 제공할 때까지 이스라엘은 가자를 계속 공격할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휴전은 시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이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들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휴전 시한을 2시간 가량 넘긴 오전 10시30분께 하마스가 명단을 공개하면서 분위기는 겨우 반전됐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가자 공습으로 억류된 에밀리 다마리, 도론 스테인브레처, 로미 고넨 등 3명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다마리와 스테인브레처는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의 집에서, 고넨은 노바 음악축제장에서 각각 납치됐다.

휴전 1단계 발효 첫날 석방하기로 한 3명의 인질 명단이 확인되면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휴전 발효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3단계로 이뤄진 휴전안의 1단계는 양측이 앞으로 6주간 교전을 멈추고 이스라엘 인질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백 명을 교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마스는 첫날 인질 3명을 석방하고 7일 차 4명을 추가 석방, 나머지 26명은 차례로 풀어줄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737명을 풀어주는 석방안을 승인했고, 하마스가 풀어주는 생존 인질 수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휴전 16일째부터 논의될 2단계에서는 모든 인질 및 수감자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이, 3단계에서는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 재건안 등이 이행될 계획이다.



다만 휴전안이 시작부터 삐걱대면서 3단계 영구 종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특히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가 아직 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극우 정치인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내각의 휴전 승인을 반대하며 19일 사의를 밝혔다. 벤그리브가 대표로 있는 ‘유대인의 힘’ 정당도 연정에서 탈퇴하며 네타냐후 총리의 우익·극우 연정 의석수는 68석에서 62석(전체 120석)으로 줄었다. 7석을 보유한 또 다른 연정 파트너 ‘민족종교당·종교시온주의당’도 휴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네타냐후 내각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양측의 휴전 협정이 발효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앞서 네타냐후 총리 등을 압박해 휴전 합의를 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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