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8월 만료된 과학기술협정(STA)을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핵심·신흥 기술’은 협력 대상에서 빠져 미중 간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의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는 13일 “양국 정부 대표가 베이징에서 ‘양국 정부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 및 연장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며 올해 8월 27일을 기점으로 5년간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국 발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지만 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갱신된 STA에는 협력 분야를 기초 연구에만 국한했다. 미국은 “개정된 협정은 STA 아래의 어떠한 대중국 과학·기술 협력도 미국에 이익이 되고 미국의 안보 위협을 최소화하도록 보장한다”며 “개정 협정은 기초 연구에만 적용되고 핵심·신흥 기술들의 개발을 촉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이전 협정보다 범위가 좁아졌다”며 “AI와 반도체 같은 국가 안보에 잠재적으로 중요한 핵심·신흥 기술들에 대한 연구는 제외했고 과거 협정과 달리 중국과 미국 대학들 및 민간기업들 사이의 협력에 관한 어떤 내용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소속 과학·기술·국제 문제 전문가인 캐롤라인 와그너는 “양국이 모든 것을 지우고 무(無)에서 다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새로운 위상을 볼 때 협력의 초점을 좁힌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 협정 체결로 미 국무부는 앞으로 중국이 연관된 과학·기술 협력 프로젝트에 안보 문제가 없는지 건별로 심사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STA가 연장됐지만 트럼프 2기가 출범한 후 미국에 의해 협정이 수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righ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