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고득점을 받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영역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택하는 쏠림 현상이 올해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이유로 증가 추세였던 국어영역 언어와 매체는 전반적으로 출제 난이도가 높아지고, 학습량에 비해 선택 영역 간 점수차가 적은 탓에 올해 수능에선 응시 비율이 하락했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및 입시 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51.3%(22만 7232명)이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확률과 통계(45.6%)는 뒤를 이었다. 미적분 선택 응시자 비율은 2022년(39.7%)에서 2025년(51.3%)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은 2023학년도 48.2%에서 올해 45.6%로 2.6%포인트 떨어졌다.
미적분을 택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표준점수’에 있다. 시험 난이도가 높아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이 도입된 이후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이 높은 현상이 계속 이어졌다. 미적분에서 두 문제 정도를 틀려도 확률과 통계 만점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비슷한 셈이다. 이번 수능 수학 1등급 1만8199명 중 96.0%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4.0%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것으로 종로학원은 추정했다.
이렇다 보니 의대나 자연계 상위권 학과를 노리는 수험생 등이 미적분을 택하는 쏠림현상이 심화했다. 이에 자연계를 지망하는 수험생은 주로 수학에선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이과가 유리한 수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국어영역에선 고득점을 목적으로 응시 비율이 높았던 언어와 매체는 올해 수능에선 37%로 전년 대비(40.2%) 3.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국어가 통합수능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되자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덜한 화법과 작문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이 느끼는 학습량이 화법과 작문보다는 언어와 매체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가 수학에 비해 국어는 선택 영역 간 격차가 적어 언어와 매체를 택할 유인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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