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금과 대상 그리고 평균 타수에서 1위에 오른 윤이나가 가장 정상에 서고 싶었던 대회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었을 것이다. 전통의 메이저대회인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의 주 계약사가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회 3라운드까지만 해도 윤이나는 3타차 단독 2위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최종일 1번 홀(파4) 6.6m 버디 기회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고 결국 김수지에게 우승을 내줘야 했다.
2024년 최고 활약을 펼친 윤이나를 괴롭혔던 바로 그 블루 헤런 컨트리클럽 1번 홀이 올해 여자골프 무대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최악의 홀’이었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진 이 394야드 1번 홀의 평균 타수는 4.45타에 이르렀다. 나흘 동안 버디는 20개 밖에 나오지 않았고 반대로 보기는 140개나 쏟아졌다. 더블보기도 15개 나왔고 트리플보기가 1개 기록됐다.
개미허리 페어웨이에다 발목까지 차는 러프로 무장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격전장 블루 헤런은 올해 KLPGA 대회 코스 중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어려운 홀을 모두 배출한 ‘지옥의 코스’였다. 파4의 15번 홀이 4.43타로 두 번째 어려운 홀이었고 파4의 12번 홀이 4.42타로 세 번째 어렵게 플레이됐다. 그린 앞에 개울이 있는 파5의 18번 홀도 평균 5.41타를 기록해 올해 KLPGA 투어 네 번째 어려운 홀로 확인됐다. 가장 어려운 파4홀과 가장 힘든 파5홀이 모두 블루 헤런 몫이었다.
이런 악명 높은 코스에서 김수지가 3라운드 때 기록한 8언더파 64타는 ‘기적 같은’ 스코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언더파를 친 선수는 김수지 외에 4명뿐이었는데 한 명은 70타를 쳤고 다른 세 명은 71타를 쳤다.
파 3홀 중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홀은 E1 채리티 오픈이 열렸던 페럼 클럽 16번 홀(186야드)이었다. 평균 3.39타가 나온 이 홀에서 버디는 20개 밖에 나오지 않았고 보기는 114개, 더블보기 14개, 트리플 보기도 3개나 나왔다.
선수들이 버디를 잡기 가장 힘들어 했던 홀은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가 열렸던 설해원의 15번 홀(파4)이었다. 3라운드 동안 이 홀에서 버디는 10개가 전부였는데, 평균 타수는 4.28타에 이르렀다.
4라운드 대회가 치러진 코스 중에서는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렸던 88컨트리클럽 9번 홀(파4)에서 가장 버디가 적게 나왔다. 버디 18개 밖에 나오지 않은 ‘버디 가뭄 홀’이었다. 2라운드 때는 이벤트 대회인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민선7 딱 한 명만 버디를 잡았다.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챔피언 지한솔은 첫 날 이 홀에서 버디를 잡고 나머지 사흘 동안은 파로 세이브하면서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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