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3’는 허상에 불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대체불가토큰(NFT)의 시세는 90% 이상 빠지고 있다. 연속적으로 일어난 루나 사태와 FTX 파산은 가상자산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을 키워만 갔다. 웹3 회의론자들은 “실물경제가 회복된 지금 웹3는 먼 나라 이야기”라며 “희대의 거품이자 사기극에 불과했다”고 웹3를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전 세계 베스트셀러 ‘블록체인 혁명’의 공저자 알렉스 탭스콧의 신간 ‘웹3 시대와 새로운 기회’는 아직 웹3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고, 지금은 웹3를 위한 훈련 과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준비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곧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웹3 시대의 초입에 들어서 있고, 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미 가상공간 속 거래는 사람들에게 익숙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가상자산 지갑을 보유하고 그를 통해 NFT를 구매한다. 공연을 보러 갈 때도 NFT 티켓이 익숙해지고 있다. 미래의 주역이 될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미 로블록스와 같은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보다 더 익숙하다. 많은 기업들도 선도적으로 웹3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나이키부터 티파니, 불가리, 메르세데스 벤츠, FC바르셀로나까지 그 영역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3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웹3를 이루는 근간이 탈중앙화이기 때문이다. 웹3를 이루는 여러 기술들 역시 각각의 점처럼 존재하고, 웹3는 그것들을 연결한 총체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과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은 웹3의 핵심이지만 그 본질을 정확히 조명하기란 쉽지 않다.
책은 웹3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웹3를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역설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함께 위기를 겪고 있는 이 순간 소수의 기업과 자본가가 독점하던 경제 체제를 변혁할 수 있는 것은 웹3다. 웹3 시대에서는 각각의 모든 인터넷 사용자가 스스로 재산권과 권한을 갖게 된다.
“웹3는 차세대 인터넷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지만, 미개척지에는 위험과 보상이 함께 기다린다”고 책은 말한다. 보상을 잡기 위해서는 리스크도 함께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웹3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
저자는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공지능(AI)부터 토큰, 코인까지 다양한 개념을 실제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웹3의 최신 트렌드도 짚는다. 특히 웹3 시대의 도래를 가로막는 장애물, 즉 에너지 문제와 범죄 문제, 정부 문제, 거버넌스 문제까지 두루 살핀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 수준이 매우 높으며, 많은 사람이 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은 웹3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되기에 이상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자산 분야를 넘어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인 콘텐츠 산업에 있어서도 웹3의 활용을 주문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웹3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수많은 규제들과 난관들이 미래로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때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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