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퇴 이틀 전인 19일(현지 시간)까지도 대선 완주 입장을 고수했다. 사퇴 발표 하루 전인 20일 밤 최측근 인사 2명과 사퇴 성명서 준비를 시작하며 가족과 일부 측근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 상·하원 원내대표, 선거 캠프 핵심 인사들조차 발표 당일 내용을 통보 받았을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됐다.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사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기부금까지 급감하며 대선 완주가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정은 금요일 밤 이후 48시간 내에 이뤄졌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CNN에 “구체적인 중도 하차 계획 구성은 토요일 밤 시작해 일요일 발표 직전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코로나19 감염 후 델라웨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었다. 다만 ‘건강 문제’는 결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한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지율이라는 게 주요 외신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가격리 중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수치가 매우 냉정하고 가차 없었다”며 “민주당 수뇌부가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수치였고 그들은 출혈을 멈추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지지율 추락에다 기부금까지 줄어들자 바이든은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TV 토론 참패 후 3주간 바이든의 이너서클은 최측근과 가족들로 줄어들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된 바이든이 막전과 막후에서의 압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늦게 스티브 리셰티 대통령 고문과 마이크 도닐론 수석 전략가를 비상 호출했다. 이후 사퇴 입장문 작성을 시작해 발표 당일인 이날 오전 완성했다. ‘후임’으로 지목된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오전에야 사퇴 결정을 알게 됐다고 한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결심한 채로 잠들어 이날 아침 결정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을 시켜 X(옛 트위터)에 성명서를 올리기 1분 전인 오후 1시 45분에 백악관 선거캠프 선임 참모들을 모아 단체 통화를 통해 사퇴 사실을 알렸다.
바이든이 숙고를 거듭하는 동안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의 성명이 게재된 직후 질은 이를 공유하며 ‘하트 모양’ 두 개가 달린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의 사퇴 발표 이후 백악관 참모들은 충격을 받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안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본인 방식대로 사퇴를 결정했기 때문에 내부 공작, 정보 유출을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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