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 규제에도 일명 ‘한강벨트’로 불리는 강동·동작·영등포·성동·마포구 등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 등 ‘노도강’ 지역은 하위권에 머무르며 서울의 집값 양극화가 확대됐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의 7월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상승률 상위 지역은 △강동구 1.7% △동작구 1.6% △송파구 1.5% △영등포구·성동구 1.4% 순으로 집계됐다. 상승률이 낮은 지역은 △금천구 0.2% △강북·중랑구 0.4% △종로구 0.5% △은평구 0.6% △강서·노원구 0.7% △도봉구 0.8% 등이 뒤를 이었다.
광진·동작·성동·강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은 신축·준신축 단지,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서울 평균(1.1%)을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동구는 1.7%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등포구(1.3% → 1.4%), 양천구(0.9% → 1.1%)도 6월보다 7월 상승률이 높아졌다.
한강벨트 지역의 두드러진 상승세는 매수 심리가 위축된 서울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은 6·27 대출 규제로 7월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수 심리 위축으로 매매 거래량이 줄어들었다. 서울 전체 매매 거래량은 6월 1만 1982건에서 7월 3628건으로 69.7% 급감했다. 평균 매매 시세 상승률은 1.3%에서 1.1%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강남 3구인 송파구의 상승률은 2.0%에서 1.5%로, 강남구는 1.5%에서 1.0%로 각각 낮아졌다. 서초구는 1.1%가 유지됐다.
반면 금천구·도봉구·중랑구·은평구·노원구 등 외곽 지역은 여전히 서울 평균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한강벨트와 강남 3구 등 인기 지역과 외곽 지역 간 집값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의 공급 부족과 금리 하락 기대 속에 인기 지역에서는 매도 호가가 유지되고 대기 매수세가 뒷받침된 결과”라며 “6·27 대책으로 예상됐던 인기 지역과 외곽 지역 간 집값 차이가 줄어드는 ‘갭 메우기’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서울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초구와 가장 낮은 도봉구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서초구는 31억 9528만 원에서 32억 2956만 원으로 올랐다. 도봉구는 상승률이 7월 상승률이 0.8%로 6월 0.2%에서 높아졌지만 6억 763만 원에서 6억 1221만 원으로 458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두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차이는 26억 1735만 원으로, 6월의 25억 8764만 원보다 늘어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울의 집값 양극화가 지속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직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며 “정부가 추가 규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집값 양극화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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