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내놓을 새로운 반도체 규제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역량을 갖춘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더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차세대 구조로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며, 이는 중국 파운드리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잠재적인 규제가 GAA 제조 역량을 갖춘 외국 웨이퍼 제조사를 표적으로 삼아 중국에 기반을 둔 고객을 위한 반도체 제조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회사 카운터포인트의 브래디 왕 부국장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설계 업체를 위해 생산하지 않는 GAA 제조 동맹국들을 규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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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22년 8월 GAA가 가능한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중국을 포함한 국가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중국의 기술 접근을 제한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해 10월 GAA 구조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에칭 및 증착 도구의 중국 수출에 대한 라이선스 요건을 강화하는 등 대중국 반도체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자체적으로 EDA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장쑤성 난징에 EDA를 위한 설립된 국가기술혁신센터(NCTI)는 GAA 설계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은 현재 GAA를 사용해 반도체를 설계할 능력이 없지만 SJ반도체나 JCET와 같은 중국 본토 패키징 및 조립 회사는 TSMC가 보유한 초미세 첨단 공정인 2.5D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UBS의 랜디 에이브럼스 대만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의 새로운 규제가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제한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중국 설계업체들은 GAA의 대안으로 3nm까지 작동하는 기존 핀펫 설계를 사용하고 성능 격차를 보완하기 위해 각 반도체에 더 큰 다이 크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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