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가 자국 볼쇼이 발레단의 내한 갈라 공연이 취소된 데 대해 "한국의 정치 상황과 러시아 문화 배척의 다음 희생양이 됐다"며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논평에서 지난달 관객의 안전보장을 이유로 취소된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공연을 거론하며 '비우호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프로젝트 모두 대한민국 수도의 문화생활에서 주목할만한 행사가 됐을 것"이라며 "러시아 예술가들의 공연이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러시아 내에서 한국 문화를 배척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한국에서 러시아 문화를 '배척'하려는 분위기가 계속해서 속도를 낸다면 우리는 확실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수석 무용수들은 16∼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발레앤모델 2024 슈퍼 발레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발레앤모델은 볼쇼이 발레학교를 나온 최준석 대표가 2016년 설립한 학원사업체로, 최근 한국에 볼쇼이 발레학교를 세운다는 목표로 볼쇼이 무용수들의 공연을 유치했다.
하지만 지난달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예정이던 ‘푸틴의 발레리나’ 자하로바 내한 공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지난 3월 전격 취소되자 해당 에이전시는 지난달 28일 공연명을 변경하고 공연 내용과 출연진도 바꿨다.
하지만 출연 인원이 절반으로 줄고 프로그램 내용까지 변경되자 공연장 운영 측인 세종문화회관은 내규에 따라 공연 변경 심사를 열고 부결로 결론 내렸고 결과적으로 공연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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