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86세로 사망한 이탈리아의 전 고(故)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세계 최고 권력자들과 호화로운 휴가를 보냈던 여름 별장이 5억 유로(약 7200억원) 에 매물로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사망 후 유산을 상속받게 된 다섯 자녀가 이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며 밀라노에 본사를 부동산 자문사 딜스(Dils)가 비공개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1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의 거부와 미국의 억만장자 등이 잠재적 구매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2월부터 비공개 관람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르데나 섬은 과거 러시아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 국적자의 구매는 어려울 것이라고 FT는 관측했다.
‘빌라 세르토사’로 불리는 별장은 이탈리아 서부의 작은 섬 사르데나의 유명 해변인 코스타 스메랄다에 위치해 있다. 68개 방과 27만 5186㎡에 이르는 정원에 야외 정원극장도 갖췄다. 해변에서 직접 연결되는 지하동굴에 위치한 포세이돈 장식의 수영장을 비롯해 6개의 수영장도 자리 잡고 있다. 이 별장은 부동산 재벌에서 미디어 거물이자 정치인으로 변신해 10년 가까이 이탈리아 총리를 지냈던 베를루스코니가 세계의 권력자들과 호화 파티를 벌였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부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별장의 손님이었다.
세르토사는 이전에도 두 차례 시장에 나온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4억 6000만 유로, 2015년 4억 9600만 유로에 각각 호가가 붙여졌다. 다만 베를루스코니는 항상 매각 가능성에 대한 소문을 부인해왔다. FT는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해 베를루스코니가 2015년 사우디 왕실의 5억 유로 매각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알 사우드 가문의 두 번째 매입 시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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